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하 재단)의 ‘페미니즘 행사 지원’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재단 측이 이를 해명하는 입장문을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각 커뮤니티 게시판에 먼저 게시해 지적을 받고 있다. 재단 측이 커뮤니티 여론만 수습하려고 안일한 대응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특히 재단 측이 입장문을 올린 커뮤니티들 중 일부는 과거 불건전한 게시물 등으로 논란을 샀다는 점에서 파문은 더욱 커졌다.
어린이재단이 ‘페미 책 모임, 행사 부스’ 지원? “후원 끊겠다” 비판 이어져
이른바 재단의 ‘페미 행사 지원’ 논란은 2018년 열린 페미니즘 관련 행사 사진 2건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하나는 그해 3월~6월 세종시 초록우산 어린이도서관에서 열린 영어책 모임 ‘페미-수다’ 1기 회원 모집 포스터고, 다른 하나는 그해 10월 20일 개최된 ‘2018 대한민국 시민 in 학생축제’ 중 ‘10대 페미니스트 성장 동아리’ 행사 부스를 찍은 사진이다. 책 모임은 후원사(장소 제공)로, 행사 부스는 주관사로 재단의 이름이 명기돼 있다. 이를 두고 반(反)페미니스트 성향의 네티즌들은 “어린이재단이 페미니즘 행사를 후원하고 주관했다”며 재단을 비판했다. 실망감에 “후원을 끊겠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사건이 커지자 재단은 21일 공식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리기 전날인 20일 각 커뮤니티 사이트에 입장문을 먼저 배포했다. 재단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식 입장’이라는 제하의 글에서 “본 사이트 게시판에 게재된 글에 대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공식 입장”이라며, 재단은 논란이 된 해당 부스의 행사 및 책 모임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재단은 다음 날 공식 홈페이지에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올려 ‘페미 행사 지원’ 의혹을 해명했다.
재단, 문제 제기한 커뮤니티에 입장문 먼저 올려 “행사 기관들과 관련 없다”
재단은 입장문에서 “게시글 사진 속 행사는 2018년 10월 20일 진행된 ‘2018 대한민국 시민 in 학생축제’로 교육부 주최, 초록우산어린이재단·한국교육개발원·충청남도교육청·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주관으로 진행됐다”며 “본 행사 취지는 아동·청소년이 직접 참여하여 아동 관점의 정책안을 개발하고 제안하는 것으로, 행사에서 운영된 전체 부스 중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놀이 및 권리 체험, 정책 부스를 담당하여 운영했다. 게시글 사진 속 해당 부스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무관하고 재단이 행사에서 함께한 기관들과도 전혀 관련이 없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재단은 “이 외에도 어린이도서관 건은 공공도서관으로서 독서 동아리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책 모임을 위한 장소 제공으로 참여한 바, 해당 모임과는 관계없음을 안내드린다”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모든 사업은 UN 아동 권리 협약을 기준으로 하여 진행하고 있으며, 정치·종교·인종·성별에 따른 편향성을 가지지 않고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사업을 수행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페미 ‘贊反 논쟁’에 ‘젠더 갈등’으로 비화... 어수선한 대응으로 논란 자초
재단 측의 해명에도 파문은 커져 나갔다. ‘반페미’ 성향 후원자들의 ‘후원 중단·해지’ 인증이 이어졌고, ‘친(親)페미’ 네티즌들은 ‘신규 회원 가입했다, 정기 후원 신청했다’는 등 지지를 보냈다. 일부 ‘친페미’ 네티즌들은 ‘우리는 페미니즘과 관련 없다’고 선을 긋는 재단 측의 태도에 불만 어린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언론들은 ‘남녀 갈등 비화’ ‘후원 철회 빗발’ 같은 헤드라인을 내걸며 사건의 파문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도했다. 세간에서는 최근 ‘젠더 갈등’이 젊은 세대의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재단 측이 미숙하고 어수선한 대응으로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재단 홍보실 관계자는 24일 《조선펍》과의 통화에서 “문제가 된 행사 부스의 경우, 저희가 직접 운영한 게 아니었다. 전체 행사 주관을 맡은 단체 4곳의 명칭이 모든 행사 부스에 일괄적으로 들어간 것뿐이고, 각 행사 내용은 주최 측인 교육부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책 모임의 경우, 독서 동아리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장소만 제공했을 뿐이다. 당시 재단은 세종시 공공도서관 위탁사업을 맡아 진행한 것일 뿐, 특정 모임을 후원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재단 “내부 논의 후 커뮤니티에 먼저 입장 올려... 오해 풀고 정확한 정보 제공 위함”
홍보실 관계자는 ”커뮤니티들에 먼저 입장문을 올린 결정은 재단 내부 논의를 거친 것”이라며 “후원자들의 문의를 확인하고 (재단의 페미 행사 지원 의혹을 제기한) 게시글을 찾아봤다. 정확한 정보 제공과 사실 관계 확인을 통해 후원자들의 오해를 풀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커뮤니티들에서 관련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가입 즉시 글을 쓸 수 있는 커뮤니티가 제한적이더라. 그래서 바로 글을 쓸 수 있고 ‘전체 공개’로 검색이 가능한 커뮤니티를 골라서 입장을 내게 됐다”며 “애초에 입장문 자체를 올리고자 한 것은 아니었고,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한 설명을 드리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사전에 (커뮤니티 성격 등을) 점검하지 못한 점 죄송하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번 사안으로 후원자들이 상심(傷心)하게 된 점,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다. 앞으로 아동 지원 사업 추진에 있어서도 이런 문제들을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며 “재단이 반성하고 각성하여, 아이들이 모든 차별로부터 피해받지 않도록 지원 사업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